칼럼니스트 : 한국바이오임상연구센터(Korea Bio Research Center) 김현정 센터장
현대사회는 식품을 대량으로 생산하여 유통한다. 그것을 장기간 보관할 수 있도록 하여 생활에 편의를 제공한다. 생산된 식품은 제조에서부터 일정기간 그 성질이 변화되지 않아야 소비자가 안심하고 이를 섭취할 수 있다. 필연적으로 식품에 첨가되는 물질이 방부제이다.
방부제, 보존제, ANTI-CORROSION
화장품에서도 방부제는 식품과 같은 이유로 첨가된다. 식품은 맛이나 향 또는 색으로 쉽게 상했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화장품은 사실 이를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 대부분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향과 색으로 덧입혀져 있어 본연의 것과 다를뿐더러, 이로 인해 본연의 것이 변질되었다 해도 변질 여부를 알아차리는 것이 어려운 거다. 이런 저런 이유로 화장품에서의 방부제는 그 의미가 더욱 중요해진다.

2010년부터 지금까지도 화장품 업계에 휘몰아치고 있는 ‘無파라벤’은 ‘자연주의’의 바람을 타고 이슈로 부상했다. 자연 그대로의 것을 강조하려다 보니, 당시 방부제의 대표격인 파라벤을 첨가하지 않았다는 슬로건이 대중에게 제대로 먹힌 것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방부제가 첨가되지 않은 화장품은 그 제형이 안정(安靜)한지, 피부에는 안전한지 등 그 품질을 보장할 수 없게 되고, 그런 제품을 출시 했다면 그 화장품 회사는 제품 판매로 얻게 되는 이익보다 소비자 보상으로 인한 손실이 더 커질 것이 자명하기에, 결과적으로 파라벤이 아닌 다른 방부제를 첨가했을 거라는 논리적인 추정이 가능하다. 다만, 파라벤을 첨가하지 않은 것이 마치 방부제를 첨가하지 않은 것처럼 대중에게 얕은 오해를 유발한 마케팅 전략이었을 것이라 해석된다.
파라벤이 방부제의 대표격이 될 수 있었던 가치를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첫째, 적은 농도로도 바이러스, 박테리아, 곰팡이 등 광범위한 세균으로부터 제품을 보호할 수 있으며, 둘째, 대량생산이 가능한 화학물질로, 제품의 생산 단가를 낮출 수 있다. 이를 역으로 해석해보면, 광범위 항염 효능을 가진 대체 원료가 마땅하지 않다는 것이며, 대체된 방부제는 기존보다 많은 농도로 첨가된다는 의미일 것이고, 또한 이는 제품의 생산 원가에 영향을 주어 결국 제품의 최종 가격을 상승시키는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방부제는 그 안에 함께 담겨진 효용성 원료들이 제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보존해주는 역할을 한다. 방부제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그 효용성 원료들은 기능을 상실하게 될 것이므로, 소비자가 화장품을 구매하며 꿈꾸었던 효용성은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된다. 그렇다고 본 필자가 방부제는 안전한 성분이라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이는 선택의 문제이지, 편중된 여론에 휩쓸려 공공의 적을 대하듯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면 배제를 선택할 수 없으니, 더 나쁜 것 보다 덜 나쁜 것을 선택하는 것도 지혜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