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화장품은?

Date:

칼럼니스트 : 한국바이오임상연구센터(Korea Bio Research Center) 김현정 센터장

광고라는 것은 제품의 강점을 강조하는 것이니 다양한 수식어로 치장되는 것은 타당해보이지만, 소비자는 이면의 내용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저 수식어에 집중하여 제품을 구매하면 본인의 의도와는 다른 소비가 될 수 있다.

최근 화장품 광고에는 ‘착한’, ‘클린’, ‘비건’ 등의 수식어가 자주 등장한다. 언뜻 보면 같은 의미로 여겨지지만, 사실 이들은 각자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통상 소비재에 ‘착한’이라는 수식어는 가성비가 좋은, 다시 말해 비용에 비해 효용성이 높은 제품을 의미하지만, 화장품에서는 동물실험을 하지 않은 제품에도 ‘착한’이 붙고, 식물성분을 강조한 화장품에도 ‘착한’이 붙고, 저자극 화장품에도 ‘착한’이 붙는 걸로 봐서 그저 ‘좋은’ 의미로 두루 활용되는 것 같다. ‘클린 화장품’은 초기엔 인체에 유해성분이 배제된 화장품을 뜻했으나 이제는 친환경으로까지 확장된 의미를 갖게 되었고, ‘비건 화장품’은 동물성 원료를 배제한 화장품을 말한다. 그러나 따져보자면, 동물실험을 하지 않은 화장품에도 동물성 원료는 함유되어 있을 수 있고, 천연화장품 원료 중에도 식물성, 동물성 원료가 모두 포함될 수 있다. 다시 말해, 인체 유해성분이나 자극적인 성분은 EWG(미국의 비영리 환경단체, environmental working group) 등급 평가 대상과 동일시되면서 인체에 유해한 것인지, 환경에 유해한 것인지 세부 정보를 확인해 보지 않고는 피부에 자극적이다라는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 즉, 동물성 원료를 배제한 화장품이지만 화학성 원료가 허용된다는 것이다.

광고 = 침소봉대?

식물성분에 대한 소비자의 막연한 긍정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지 모르겠으나, 소비자는 식물성분에 후한 점수를 준다. 식물성 성분이든 동물성 성분이든 사실 유효성분들은 적정농도에서 피부개선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효용성이라는 것은 이들이 피부에 흡수되었을 때를 가정한 이야기일 뿐이다. 화장품 성분의 유효성은 결과적으로 흡수가 되느냐, 된다면 얼마나 흡수가 되느냐에 달려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가공이 되지 않은 그대로의 성질에서는 인간이 동물인지라 동물성 성분의 친화력이 높은 편이다. 이러한 특성이 그대로 투영되어, 돌이켜 보면 베스트셀러를 기록했던 역대 제품들은 동물성 원료에 기인한 제품들이 많지만, 스테디셀러로는 식물성 원료에 기인한 제품들이 많다.

반면 맹렬히 성장한 화장품 산업의 발전은 화장품 공학의 발전과 함께 해왔다. 기존에 많이 알려진 리포좀이나 나노공법에서 더욱 발전하여 몇 년 새 급부상한 엑소좀과 최근 스킨 커뮤니케이터에 이르기까지 원료의 근원과 상관없이 피부 흡수율을 높이기 위한 과학적 공법이 개발되고 있다. 따라서 어떤 원료를 함유하고 있느냐 보다 때로는 어떤 공법을 적용했는지가 더욱 중요할 수 있다.

줏대있는 선택은 소비자의 몫

개인에 따라 ‘좋은’이란 형용어를 화장품 앞에 붙일 수 있는 가치는 다를 수 있다. 누구는 효과가 좋은 화장품이 좋은 화장품이라 생각할 수도 있고, 누구는 친환경적인 화장품을, 누구는 저자극 화장품을 또는 저렴한 화장품을, 비건 화장품을 좋은 화장품이라 생각할 수 있다. 다만 소비자가 좋은 화장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원료에 기인하기 보다, 혹은 광고 문구에 의지하기 보다, 자신의 가치에 부합하는 화장품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회신을 남겨주세요

귀하의 의견을 입력하십시오!
여기에 이름을 입력하십시오.

spot_img

Related articles

한국뷰티색채연구소가 그리는 새로운 미학적 가치

한국뷰티색채연구소, 감각의 영역을 넘어 과학의 영역으로, 뷰티 산업의 재정의

런던 네일 문화의 현장

영국 대표 네일샵 "타운하우스"에서 본 글로벌 뷰티의 일상

치료를 넘어 ‘존엄’을 회복하다 – 뷰티심리치유

환자 맞춤 뷰티 케어는 암 치료 과정에서 잃어버린 자존감과 삶의 의지를 회복시키는 뷰티심리치유 케어로 전문가들이 함께 만든 지속 가능한 공익을 실천하고있다

한국을 넘어 유럽으로, K-뷰티의 현재

K-뷰티는 이제 유행을 넘어 하나의 문화로 확장되고 있다. 런던이라는 글로벌 무대에서 마주하는 K-뷰티의 현재는, 한국 뷰티가 가진 지속 가능성과 신뢰를 다시 한번 확인하게 한다.